2월 15일 토요일, 올 시즌 마지막 하남고니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왔다. 하남고니학교는 푸른교육공동체(카카오톡 채널)가 2004년부터 운영해 온 겨울철새 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하남시 당정섬에서 진행된다.
당정섬에는 약 10월부터 3월 초까지 약 5개월간 고니가 머무른다. 이에 맞춰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고니축제와 고니환송식도 열린다고 하는데 이름만으로도 흥미롭다.
프로그램은 유니온타워에서 진행된 짧은 영상 교육으로 시작됐다. 고니와 탐조 활동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배운 후, 고니의 먹이인 고구마를 썰었다. 이후 탐조대까지 이동해 고니에게 먹이를 주고 탐조활동을 진행했다. 처음알게된 사실은 고니는 물고기를 먹지 않고, 고구마를 참 좋아한다고 한다.
프로그램 참여자의 대부분은 어린이와 부모님이었고, 가족 단위로 함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고니는 백조과에 속하는 대형 물새로, 우아한 하얀 깃털과 긴 목이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주로 큰고니(노란색 부리가 특징)와 혹고니(부리 주변에 검은 혹이 있는 것이 특징)를 볼 수 있다. 이들은 겨울을 한국에서 보내다가 봄이 되면 번식지를 찾아 다시 북쪽으로 이동한다.
고니들의 이동 경로는 다음과 같다. 총 이동 거리는 왕복 약 8,265km이며, 평균 비행 속도는 시속 51km에 달한다. 한국에서 비교적 오랜 기간 머물며 겨울을 난다.
이동 경로:
- 출발지: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 (한국의 주요 월동지)
- 경유지: 북한 해주 → 중국 단둥 → 내몽골 → 러시아 부랴티야 지역
- 도착지: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예벤키스키군 습지 (번식지)
계절별 이동:
- 여름(5~8월):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예벤키스키군 습지에서 번식
- 가을(9~10월): 남하 시작
- 겨울(11~3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월동
- 봄(3~4월): 다시 북상하여 번식지로 이동
고니들이 한국에서 겨울을 보내는 이유는 시베리아보다 따뜻한 기온, 풍부한 수생식물, 수심이 낮고 먹이활동이 용이한 안전한 서식지, 천적이 적은 환경 덕분이다.
고니를 관찰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12월부터 2월까지다. 이 시기에는 가장 많은 수의 고니가 당정섬에 머무르며, 짝짓기 행동도 관찰할 수 있다. 고니들은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일출과 일몰 무렵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인다.
당정섬 탐조대에는 망원경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관찰하기 편리하지만, 현장에는 쌍안경과 망원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든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고니가 날아오를 때마다 연신 카메라 셔터 소리가 울려 퍼졌다.
보호종으로 지정된 수많은 고니가 도심에서 멀지 않은 하남 당정섬에 모여 울음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치 새로운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강사님의 스코프를 통해 바라본 고니의 생생한 모습에 아이들은 연신 감탄했고, 아이와 어른 모두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했다. 이 아름다운 생태환경이 오래도록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고니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물도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푸른교육공동체에서는 하남시의 상징인 시조(市鳥)를 기존의 꿩에서 겨울 철새의 대표이자 멸종위기 보호종인 큰고니로 변경하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무려 10년 동안 추진해왔다고 하는데, 그 결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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