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에라도 사무실을 뛰쳐나가고 싶은 따뜻한 봄날에 일만 하는 것도 곤욕이다. 그래서 평일 오후 휴가를 내고 부리나케 사무실을 뛰쳐나와 짝꿍을 만났다. 버스를 타고 종로3가를 가느라 약속 시각보다 늦어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혼남을 당했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는 것으로.

기분을 풀기 위해서는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나보다 음식을 많이 먹는 좋아하는 짝꿍이 가고 싶어하는 맛집으로 들어갔다. 익선동 맛집으로 유명한 '열두달' 이다. 한옥을 개조한 식당으로 여러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 파스타, 수제맥주, 샌드위치, 전통주 등을 맛볼 수 있다. 분위기는 좋았고 개별 공간으로 꾸며져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우리는 통유리 지붕의 마당에서 통 닭다리살 덮밥과 달래&냉이 파스타를 맛있게 먹었다.

열두달

점심을 맛있게 먹고 창덕궁 돈화문 매표소 쪽으로 이동했다. 창덕궁 후원 관람은 사전에 인터넷을 예약하고 현장 매표소에서 발권해야 한다. (인터넷 예약 50명, 당일 선착순 현장판매 50명) 꽃이 만발한 4월부터 5월까지는 예약하기가 정말 어렵다. 주말 예약은 거의 불가능하고 나는 3주 전에 미리 예약했다. 

창덕궁 후원 특별관람 예약하기 http://www.cdg.go.kr/reservation/reserv_01.htm

후원 특별관람은 회차당 100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고, 외국어(영어, 중국어 등) 관람시간에는 내국인 관람이 불가능하다.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제한관람하는 형태로 코스를 다 돌고나니 1시간 30분이 소요됐다.

예전에 혼자서 가을 단풍을 보기 위해 왔었는데, 이번에는 짝꿍과 함께 봄날의 아름다운 후원을 거니니 더 좋았다. 해설사도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배가되었다.

여기서부터는 창덕궁 후원 사진이다. 최근에 지방에서 서울구경 온 친척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추천했던 곳이다. 서울에 살아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부지런히 미리 예약해서 구경해보자. 아주 좋다.

창덕궁 후원부용지

창덕궁 후원부용지

창덕궁 후원부용지

창덕궁 후원

창덕궁 후원

창덕궁 후원존덕정 권역

창덕궁 후원존덕정 권역

창덕궁 후원옥류천

창덕궁 후원연경당

창덕궁 후원연경당

운 좋게도 청솔모를 만나고 귀여운 고양이도 두 녀석이나 만났다. 후원에 사는 고양이는 생활이 어떨까 궁금해졌다. 주택가 골목길 길냥이보다는 나을 것 같기도 하고, 따로 사료를 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짝꿍 말처럼 야생에서 쥐들을 사냥하면서 살 수도 있겠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후원을 걷다 보면 내가 만약 왕이었다면 어땠을까를 계속 상상하게 된다. 실제로 왕의 하루는 매우 고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넓고 멋진 정원에서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그냥 좋을 것 같다.